아이 씨 유
(I See You), 2019
러닝타임: 97분
감독: 아담 랜달
출연: 헬렌 헌트(재키 하퍼), 존 테니(그렉 하퍼), 오웬 티그(알렉)
줄거리: 한 마을에서 12살 소년이 실종된다. 조사 책임자인 그렉 하퍼는 조사의 압박감과 그의 아내 재키와 얽힌 문제들 사이에서 균형을 잡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그 부담감은 점점 그의 가족을 갉아먹기 시작하고, 정체를 알 수 없는 악의 존재가 그들의 집에 하퍼 가족을 위험에 빠뜨린다.
큰 기대감 없이 봤다가 기대 이상의 짭짤한 오락성을 발견한 작품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시작은 살짝 오버페이스지만 이내 관객의 멱살을 잡고 영화속으로 끌어들입니다. 예상치 못한 전개와 반전으로 재미를 선사하는 작품, 제목하여 <아이 씨 유>. 잘 알았씨유?
시골의 한 마을, 저스틴 위터라는 아이는 공원에서 자전거를 타다가 실종됩니다. 이 사건의 수사관인 그렉 하퍼는 과거에 유명한 연쇄살인사건과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의 아내이자 부유한 집안의 딸인 재키 하퍼에게는 내연남이 있으며, 남편과 아들은 눈치채고 있습니다. 특히, 아들은 이 사실을 혐오하고 엄마에 분노를 표출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하퍼의 집에서 티비가 갑자기 켜지고, 식기가 사라지는 등 기이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팽팽한 긴장감 속에 상황은 점점 더 악화되고, 이 집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요? 어떤 저주가 그들을 괴롭히는 것일까요?
영화는 시작과 동시에 강렬한 사운드로 관객을 압박하기 시작하며, 캐릭터들은 초반부터 높은 텐션을 유지한 채, 그들 사이의 갈등 관계를 명확하게 보여주며 긴장감을 주입합니다. 긴장감을 자아내는 것이 아니라 튜브에 바람을 넣듯 주입하는 느낌이기 때문에 약간 과하게 느껴집니다. 또한 시작부터 캐릭터들의 감정선이 너무 높다 보니 관객이 그 감정선을 따라가기가 쉽지 않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버티셔야 합니다.
조금만 버티시면 마치 나이트클럽 삐끼가 길거리에서 방황하는 손님들의 팔짱을 끼고 반억지로 나이트 안으로 인도하듯이 이 영화도 초반부터 강렬한 사운드와 타이트 연출하며 억지로 관객을 캐릭터의 감정선까지 끌어다 놓습니다. 나이트클럽도 입장할 땐 수줍게 저항하지만 막상 입장하고 나면 정신줄 놓고 신나게 놀게 되는 법. 이 영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참고로 저는 나이트클럽을 가본 적이 단 한번도 없...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영화의 높은 텐션에 한번 올라타는 순간부터는 완전히 빠져들게 됩니다. 15년 만에 다시 발생하여 미궁속으로 빠져드는 범죄사건. 사건의 책임자인 그렉 하퍼와 그의 아내의 문제. 이로 인한 엄마와 아들 사이의 심각한 갈등. 뿐만 아니라 미스테리한 사건들이 계속 일어나고, 초자연적 현상까지 발생하며 하퍼 가족은 생명의 위협을 받게 됩니다. 이 과정들이 아주 빠르게 팍! 팍! 팍! 흘러가기 때문에 관객들은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측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 영화의 매력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관객을 끊임없이 생각하고 추측하게 만들지만 충분한 시간을 주지 않기 때문에 "뭐지? 뭐지?" 이러면서 영 감을 잡지 못한 채 끌려다니게 됩니다. 특히, 처음 보는 방식으로 예상치 못하게 장르를 뒤섞어 버리는데 이는 아주 탁월했고, 이야기를 몇 번 뒤트는 반전 또한 훌륭했습니다. 공포감을 주는 타이밍도 꽤 날카롭습니다. 스릴러에 가까운 공포영화이기 때문에 굉장히 무섭다기 보다는 러닝타임 내내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쫄깃함이 있습니다.
사실, 연출력이 엄청 섬세하거나 굉장히 눈에 띄는 배우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감독은 기발한 아이디어와 사운드로 관객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몰고가는데 성공합니다. 그리고 감독의 의도대로 몰린 관객들도 충분한 보상(=재미)을 받습니다. 이런 영화는 생각없이 보기에 딱 좋습니다. 반전이 매력적이라고 해서 "내가 반전을 반드시 찾아내고 말겠어! 반전 네 이녀석! 이리 썩 나오지 못할까!" 이런 태도로 감상하는 것은 영화의 재미를 떨어뜨립니다. 편하게 마음을 내려놓고 감상한다면 1시간 30분의 러닝타임이 아주 짧게 느껴질 것입니다.
물론 단점도 존재합니다. 개연성이 완벽하지는 않고 공포감을 만들어내는 연출력은 좋지만, 동시에 too much한 느낌이 있습니다. 그리고 투박해보이는 연출도 있지만 킬링타임용 공포영화로서는 손색이 없어보입니다. 오락성 하나만큼은 확실히 보장합니다. 다들 반전영화 하면 좋아서 꺼억꺼억 넘어가지 않습니까?
<레벨 업, 2016>, <아이 보이, 2017>등 액션스릴러영화를 연출해온 아담 랜달 감독의 첫 공포영화 연출작입니다. 공포영화의 세계로 발을 딛으셨군요. 담대하며 훌륭한 결정입니다.
"우리의 세계로 오신걸 환영합니다."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1997>, <왓 위민 원트, 2000>, <굿 우먼, 2004>등의 유명한 작품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준 헬렌 헌트가 주인공 엄마 '재키 하퍼'역을 맡았습니다. 1997년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을 정도로 연기력이 출중한 배우지만, 이 작품에서는 특별하게 눈에 띄지는 않습니다. (장르 특성상 대단한 연기력이 요구되는 작품은 아니지요.) 다만, 오랜만에 봐서 그런지 얼굴이 예전과는 다른 느낌도 들긴 합니다. 예전에는 선한 인상이었는데, 지금은 표정 자체가 좀 무섭게 느껴진다고 해야하나?
"이왕 이렇게 변하신거 공포영화로 왕왕 뵙도록 하죠!"
그리고 오웬 티그가 '알렉'역으로 출연합니다. 오웬 티그가 누구냐면 바로 공포영화 <그것, 2017>에서 껄렁껄렁한 양아치 '패트릭'역을 맡은 배우입니다. 기억나시나요? 보통 자세가 아닙니다.
<그것, 2017> '패트릭'역의 오웬 티그(맨 왼쪽)
보기 불편하거나 잔인한 장면이 있는 영화는 아니며, 스릴러에 가까운 공포영화라고 보시면 됩니다. 따라서 스릴러영화를 보는데 에로사항이 없는 수준이라면 공포영화초급자분들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작품입니다. 무료한 주말에 쇼파에 앉아 킬링타임용으로 안성맞춤입니다. 신선한 반전이 있는 공포스릴러 <아이 씨 유> 어서 챙겨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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