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연예/영화 리뷰

[좋은 사람][좋은 사람]을 보고(스포)

이태원프리덤@ 2021. 10. 5. 17:03




정욱 감독이 연출한 <좋은 사람>은 학교에서 벌어지는 작은 사건이 나비효과가 되어 돌이킬 수 없는 큰 사건이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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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교사 경석(김태훈)은 반에서 도난 사고가 발생하자 cctv와 목격자에 따라 세익(이효제)를 의심하지만 그에게 진실을 말할 기회를 줍니다. 그 와중에 헤어진 아내가 딸 윤희를 갑작스럽게 부탁하고 딸과 서먹한 분위기로 다시 돌아온 학교에서 윤희가 내리려 하지 않아 홀로 세익을 만나러 교실로 향합니다. 세익은 빈 종이만 남겨둔 채 떠나고 다시 차로 돌아온 경석은 없어진 윤희를 찾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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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부터 강한 사건들로 구성된 작품입니다. 단순 도난 사건에서 실종까지 연결된 이야기는 초반부터 집중시키는 힘이 있는데요. 사건 자체도 끔찍하긴 하지만 그 보다도 믿음, 진실, 인간의 나약함과 거기에서 오는 비겁할 수밖에 없는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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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보다도 좋은 사람 혹은 좋은 사람이려고 하는 경석은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나쁜 사람은 아닐지라도 좋은 사람이라고는 볼 수 없는 인물이 되어갑니다. 어떤 사람들은 그를 위선자라고 볼 수 있고 어떤 사람은 냉정한 인물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에 반해 세익은 어쩌면 일관적인 인물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가 일관적인데 반해 상황이 그렇지 못 한 부분이 많고 그 상황을 통해 그 일관성이 어떤 부분에선 무너지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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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경석은 세익에 있어서 아버지라는 존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신을 버리고 도망친 아버지에 대한 모습이 자신을 믿지 않는 경석에 모습으로 투영된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그리고 이전의 아버지에게 받은 상처들이 쌓여 학교생활 등에 있어서 사회를 등지게 되는 원인이 된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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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석의 캐릭터를 연기한 김태훈 배우의 여러 작품을 봐 왔지만 아마도 그가 연기한 최고의 연기이자 캐릭터가 아닌가합니다. 다층적인 내면을 연기하는데 극이 흐르면서 조금씩 변해가는 과정이 꽤나 인상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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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람>은 이야기에 반해 역설적인 제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경석이라는 캐릭터가 좋은 사람 콤플렉스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좋은 어른이나 좋은 교사가 되려는 모습은 어느 정도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감당하지 못 할 사건을 겪은 이후론 나약한 인간이라는 존재를 거부할 수 없지만요. 거대 담론을 이야기하는 작품은 아니지만(물론 그럴 필요도 없지만) 인간의 내면을 현미경을 대고 관찰한 좋은 작품임엔 틀림없는 영화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