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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비티][영화 그래비티] 해석 / 인생에 남길 걸작!

이태원프리덤@ 2021. 10. 8. 17:03

 

[영화 그래비티] 해석 / 인생에 남길 걸작!

 

★★★★



※ 결말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제목 "그래비티(=중력)"이 지니는 의미.

 

 

영화 <그래비티>이 지닌

상징적 구조를 간략히 도식화하자면.

 

지구(=삶)우주(=도피,죽음)를 축으로 한다.

 

그리고

삶이란 인간사이의 관계를 통해 이루어지므로,

 

대화(=관계)고요함(=단절)을 통해 

청각적으로 표현되었고,

 

중력(=지구,삶으로의 방향성)

무중력(=우주,죽음으로의 자유유영)

을 통하여 시각적으로 표현되었다.

 

 

 

 

# "인간의 삶"을 향한 라이언의 재탄생.

 

 

결국 <그래비티>는

딸아이를 잃어버린 탓에 

 

마지못한 삶을 놓여 있던 "라이언(산드라 블록)"이!

 

우주에서 지구로의

치열한 생존기를 거치며  

 

다시금 "삶"을 위해 우뚝 서는

"재탄생"의 과정을 그리고 있다.

 

 

 

 

# 그녀는 왜 우주의 "고요함"이 좋았을까?

 

 

지구에서는

저녁 8시에는 무엇을 했냐고 묻자

 

"멘트가 없는 라디오를 틀고, 정처없이 운전을 했다."고 답한다.

 

 

즉! 딸을 사고로 잃은 라이언의 삶은

이미 지구에 있을 때부터 마치 우주와 같았다.

 

멘트가 없는 라디오(=우주의 고요함,관계의 단절.)

정처없는 운전(=무중력 상태에서의 끝없는 유영.)

 

 

 

 

그리고 이 2가지 속성

위성파편 사고를 통해 우주에서 다시금 재현시킨다.

 

바로 "우주미아"가 된 라이언이 처하게 된 2가지 상황.

 

대답이 없는 교신(=우주의 고요함.)

끝없이 회전(=무중력 우주유영.)

 

 

결국 "우주미아"라는

외롭고 끔찍한 죽음에 대한 간접체험은,

 

지구에서 라이언이 놓여있던 마지못한 삶이

사실상 죽음과 다를 바가 없음이란 의미와 맞닿는다.

 

 

그런 삶에 놓여있는 그녀이기에

 

우주(=죽음)의 고요함이

가장 마음에 든다 말했던 것이다.

 

 

 

 

※ 추가로 <그래비티>는.

 

우주에서 바라본 지구의 아름다움을

환상적으로 표현함으로서

 

아픔과 슬픔이 간직된 삶(=지구)이라도

멀찍이 떨어뜨려놓고만 바라볼 때

 

아름답게만 비춰진다(=추억,과거에 대한 미화)는 속성도 언급한다.

 

 

많은 이들이

지구(=삶)가 아니라 우주(=죽음과 다른 없는 삶)

도피하게 되는 까닭일 것이다.

 

 

 

 

# "죽음⇒삶"으로의 그녀는 재탄생.

 

 

"우주미아"라는 위기로

단절(=고요)과 무의지(=무중력)의 속성을 지닌

죽음을 깊숙히 체험한 라이언.

 

그 이후로

그녀의 움직임은

지구(=삶)을 향한 치열한 재탄생의 여정이다.

 

 

 

 

맨처음 우주전거장에 무사히 들어가 

"산소"(=우주에 없고, 지구에만 있는 것≒삶.)

를 회복하고 우주복을 벗는 장면.

 

그 둥근 공간이 "자궁"인 것처럼!

 

밧줄(?)이 마치 탯줄처럼 놓여있고

그녀가 마치 아기처럼 몸을 웅크리고 있다.

 

 

그렇게 재탄생의 과정을 시작하고서

 

마침내

밀어닥치는 바닷물(=양수) 속에서

우주복(=죽음의 자취,찌꺼기)마저 떨쳐내고

지구(=삶)로 귀환(=재탄생)해낸다.

 

"개구리"가 올챙이를 벗어나 다시 태어나듯이 말이다.



 

 

 

# 재탄생의 과정① - 고요함(=관계단절)으로부터의 회복.

 

 

"우주 미아"가 된 라이언을

구하러 온 매트(조지 클루니)

 

그는 끊임없이 소리를 채운다.

 

답신없는 휴스턴을 향해 말하고,

대답 잘 못하는 라이언에게 말을 걸고,

위기상황에서조차 음악을 틀어 놓는다.

 

그렇게 우주(=죽음)의 고요함을 밀어내는 것.

 

 

인간 사이의 모든 관계맺음인

소리(=대화)를 통해 이루어지듯이.

 

지구(=삶)로 무사히 돌아가자며

라이언을 밀어당기는 관계의 인력(≒중력)이 된다.

 

 

 

 

그런 매트가 있었기에.

라이언이 변하기 시작한다.

 

끝까지 관계의 끈(=둘 사이의 연결줄)을 놓치 않으려 하고,

끊임없이 고요함을 지우는 소리를 채운다.

 

혼잣말을 하고,

휴스턴을 부르고,

노래를 흥얼거리고,

말이 안 통하는 이와 교신을 이어간다.

 

 

그녀는 더 이상

홀로 나뒹굴어진 삶이 풍기는 죽음의 소리.

 

그 단절된 침묵에 가라앉지 않는다.

 

 

 

 

# 재탄생의 과정② - 무중력(=무의지)으로부터의 회복.

 

 

하늘을 바라보며

당신을 떠올릴 사람이 있냐는 물음에

 

죽은 딸을 언급했던 라이언.

 

퇴근하면

정처없이 운전만 했다는 말로 보았을 때,

 

그녀를 위해 기도해줄 이조차 없을만큼

모든 관계에서 단절되어 있었을 것이다.

 

 

그렇게.

기도조차 받지 못하고

자신의 죽음을 받아드리려는 그녀를

일으켜 세우는 것은

 

유일하게 끝까지 관계의 끈을 놓지 않았던 "매트".

 

 

스스로 일으켜야만 하는 마음의 의지는

 

아이러니하게도

항상 타인의 체온을 연료로 삼기에..

 

우주의 고요함을 밀어낸 관계맺음이 

우주의 무중력을 이겨내는 의지로 이어진다.

 

그렇게 그녀는

지구(=삶)을 향한 중력에 이끌려

뜨겁게 나아가며, 재탄생한다.




 


 

물에 젖은 모래바닥처럼

삶은 질척거리고.

 

지구로 인간을 끌어당기는 중력처럼

삶이란 무게는 인간을 짓누른다.

 

그래도 그녀는

그 질척거리는 모래바닥을 딛고

그 버거운 무게를 견디며

삶을 향해 우뚝 일어선다.

 

 

아..

이 징글맞고 지긋지긋한 삶이란 놈으로부터

저 멀리 우주로 도망치고 싶어질 때면,

 

이 <그래비티>가 떠오르겠지.

 

두고두고 기억하며

인생에 남길만한 영화를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