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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친코 2]-책 리뷰(파친코 2)

이태원프리덤@ 2022. 4. 12. 15:01


노아는 공부를 열심히 해 와세다 대학에 합격하지만 경제적 문제로 고민하던 차에 한수에게 도움을 받아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는 대학 생활을 하게 된다. 동생 모자수는 조선인이라는 이유로 학교에서 무시를 당하면 참다가 결국 주먹으로 응수하며 어른들에게 걱정을 끼치다 고등학교를 그만두고 조선인이 운영하는 파친코로 들어가 성실히 일을 하며 인정받는다. 야쿠자인 한수가 자신의 친아버지임을 알게 된 노아는 자신이 극도로 혐오했 나쁜 핏줄을 가진 사람이라며 선자에게 원망의 말은 남기며 대학교도 그만두고 종적을 감춘다. 모자수도 결혼을 해 아이를 낳지만 갑작스런 부인의 죽음으로 어머니 선자의 도움을 받아 아들 솔로몬을 키우며 아이를 국제 학교에 보내 교육을 시킨다. 형 노아는 자신이 조선인임을 숨기고 일본인이 운영하는 파친코에서 일하며 일본 여성과 결혼해 가족을 이루며 매달 선자에게 돈을 보내고 한수에게도 돈을 갚아 나간다. 16년만에 노아를 찾게 된 선자는 한수가 당장 만나는 건 자제하라는 말에도 불구하고 반갑고 그리운 마음에 아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데 그날 바로 노아는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아버지의 소원대로 미국에서 대학을 마친 솔로몬은 일본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하게 되지만 여전히 일본에서 조선인이 인정받을 수 없다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정직하게 파친코를 운영하는 아버지 모자수는 경제적으로는 어려움이 없지만 나쁜 일을 하는 조선인이라는 편견의 굴레에 벗어나지 못해 아들 솔로몬은 자신과 같은 길을 걷지 않길 바랬다. 하지만 솔로몬은 조선인이기에 받아야 하는 멸시와 편견을 회피하기보다는 자신은 정직하게 살아가면 되는 것이라는 신념으로 아버지가 하던 파친코를 물려받기로 결심한다.

 

 

어머니가 자신을 찾아온 그 날 바로 자살로 생을 마감한 노아가 조금은 유연한 마음가짐을 가졌다면 어머니의 입장도 이해를 해주고 자신에게도 너그러워질 수 있지 않았을까? 신념을 지킨다는 것이 자신의 사랑하는 가족들도 다 버리고 죽음을 택할 만큼 가장 중요했다는 것이 안타깝다. 일본에서 괜찮은 직장에서 조선인을 쓰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돈을 벌기 위한 방법으로 파친코를 운영하게 되는데 이 파친코가 가진 나쁜 이미지는 정상적으로 사업을 운영하는 사람들도 다 야쿠자로 인식되어 일본사람들의 멸시를 받는다. 이 책을 덮으며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이나 이민자들에 대한 우리의 편견과 태도가 참 부끄럽게 느껴졌다.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 받으며 살아가고 있음을 생각해보며 서로 존중해 주어야 할 존재들임을 잊지 말아야겠다.

이 책은 유난히 묘사들이 심플하고 감정이입도 최대한 자제하며 어찌보면 참 투박하게 흘러가는 이야기지만 오히려 그런 군더더기가 없으니 몰입이 빨리 되는 것 같기도 하다. 노아의 자살도 아주 짧게 언급되어 다른 이야기로 넘어가니 그 충격과 노아의 마음이 어떠했는지 상상하는 것은 다 독자의 몫이 된다. 시대의 아픔을 가지고 자신의 목소리를 제대로 낼 수 없었던 인물들과 그 인물들을 통해 과거를 돌이켜 보고 현재의 우리의 모습도 생각해보며 마음 한구석이 아련해지는 그런 책을 만나보았다.

역경속에서도 아픔속에서도 우리는 삶을 살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