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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도저에 탄 소녀]“그냥 당하지 않겠다”

이태원프리덤@ 2022. 5. 18. 17:01

20220404

용산 CGV 16-C-3

익무 시사회

3.5/5

 




"그냥 당하지 않겠다"


이제 스무 살이 될 혜영은 팔에 새긴 용 문신처럼 무엇 하나 두려울 게 없었다,

아빠 본진의 자동차 사고 전까지는.

어느 밤, 본진은 남의 차를 훔쳐 달아나다 의식불명으로 뇌사상태에 빠진다.

피해자는 거액의 합의금을 요구하고, 급기야 집이자 유일한 삶의 터전인

중국집이 2주 후 다른 사람에게 넘어가게 된다.

어린 동생 혜적과 둘만 남게 된 혜영은 이 모든 일들에 의문을 품고

홀로 사건을 되짚어가는데…

마침내 도달한 거짓과 부당함이 뒤엉킨 진실.

자꾸 건드리는 세상을 향한 소녀의 분노가 폭발한다!

-네이버 영화-
 

<별 기대는 없는 영화였는데 생각보다 좋았던...>

제목이 특이하다는 생각과 김혜윤 배우의 주연 영화가 궁금하다는 생각으로 시사회를 신청했는데...

적어도 마지막엔 소녀가 불도저를 타야만 했던 이유에 납득을 해버린 것 같다.


왼 팔에 흑염룡을 두르고 몸 안에 화를 가득 채운 소녀는 본인의 처지에 화를 내고, 한심한 아빠에게 화를 내고, 거슬리는 양아치들에게 화를 내고, 집 주인에게 화를 내고... 사실상 민폐 캐릭터다. 

불법에 위법에 막무가내에... 삶의 방식은 물론 주변 사람을 대하는 태도, 말투, 가치관 모두 별로다.

캐릭터 자체가 매력적이지 못한데 사건은 지나치게 단순하고 주변 인물들은 그저 소모만 될 뿐이다.

음악은 과하고 만듦새는 거칠다.


그런데 영화는 계속 집중하게 만든다. 

뻔하고 봐왔던 캐릭터인데도 그 캐릭터에 이입하게 만들고 설득당하게 만드는 건 김혜윤 배우의 힘이었다.

화를 내고, 성질을 부리고, 온 세상을 비웃는듯한 그 표정은 이미 익숙한데 나도 모르게 그 화에 동화가 된다.

누구에게도 지기 싫어서 왼 팔에 흑염룡을 둘렀지만 동생에게만은 늘 져주고, 너무나도 꼴보기 싫은 아빠지만 마지막까지 그 곁을 지키고, 벌받아 마땅한 놈에겐 지신의 모든 것을 다 던져가며 벌을 내린다.

물론 그 방식에는 찬성하지 않지만 그 분노와 상황은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거칠지만 밀어붙이는 감정과 연기가 맘에 들더라. 

적어도 앞으로 관람할 작품을 고를 때 김혜윤 배우라는 이름은 기대감과 신뢰를 보장할 듯...


아쉬운 부분은 많지만 그럼에도 주연 배우의 하드 캐리는 인상적이었던...

김혜윤 배우의 팬이라면 만족할만한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