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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와 춤을]전쟁 영웅 '존 J 던바' 중위에서 인디언 '늑대와 춤을'이 되어가는 거대한 여정!

이태원프리덤@ 2021. 1. 24. 01:03

 

 

 대와 춤을..발로 차는 새..주먹쥐고 일어서..머리에 부는 바람..열마리 곰..헤픈 웃음..하얀발.. 다코타 평원(Dakota는 수우족의 말로 "동반자" 혹은 "친구" 라는 뜻이다)..

 모두 영화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이다.  영화의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인물인 존 던바(케빈코스트너)뿐만 아니라 모든 인물, 동물 그리고 자연 또한 그에 못지 않은 주연배우임을 이 한편의 대서사시를 본 사람들은 모두 공감하게 될 것이다.

 

 영화를 보기전에 자신이 인디언이 되어 아메리카가 원래 자신의 땅이었음을 인식하고 보기를 바란다. 역사가 땅을 빼앗고, 빼앗기는 과정의 연속이라 할지라도 갑자기 찾아온, 초대하지 않은 손님의 반갑지 않은 방문에 대한 느낌으로 영화를 시작하기 바란다.

후에는 하얀 얼굴의 방문객이 내미는 친절한 손을 잡고, 함께 어울려 살 수 있는 훗날을 꿈꾸기도 하면서...

그러면 232분의 긴 영화가 아니라 30분의 짧은 단막극처럼 느껴질테니 말이다.

(다소 엉뚱한이야기이지만 미국 드라마는 여태 본적도 없었고 볼 기회도 없었는데  최근 프리즌브레이크를 몰입해서 단 이틀만에 현재 나와있는 에피소드까지 다 봤다. 프리즌 브레이크만큼이나 시간이 짧게 느껴지는 영화가 아닐까 한다.) 

 

 

 

 이클 블레이크의 각본과 존베리의 음악이 든든한 후원자였음을 제외하고, "늑대와 춤을"은 케빈코스트너의 1인영화라 할만큼 그에 의해 만들어졌고 그를 위해 만들어졌다.

얼핏 기억나는 것은 케빈코스트너가 인디언혈통이라는 사실이다. 인디언의 영혼이 그에게 영감을 주고, 기운을 북돋아주었는지도.(오프라윈프리도 2%인디언혈통이라는 기사를 봤다.-이렇게 따지면 관련되지 않은 사람이 없는건가?ㅋ)

 

 내가 영화를 처음 접하게 된 건 초등학생 시절이었나보다. 그때 TV에서 봤을텐데 아랫글 어느분이 쓰신것처럼 나도 늑대와 춤을 주는 장면이 없어서 실망했던 기억이난다.

제목이 이상하다고 의아해하면서 말이다.("늑대와 춤을"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다시 이야기 하겠다.)

 또한 웅장하면서도 장엄한 그 음악이 당시에 우리나라TV광고에서 쓰여졌던 것 같기도하다. TV브라운관에서 말이 막 달리는 그런 장면과 함께 말이다.

 

 그 후 15여년이 지난 지금, 도저히 그때는 느낄수 없었던 감동과 여운이 내 가슴을 훑고 지나간다...아~~광활한 대지와 자연이여...

 

 

 

 1800년대에 수우족의 실제 마을모습 사진이다.( 야후미국 검색 )

영화에 나오는 마을과 거의 흡사한데, 무척이나 평화롭고 아름답다.

 

 

 우족은 현재 다코타지방에 많이 살고 있다. 그리고 현재에도 순혈 인디언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다른 지역의 인디언들은 인디언 보호구역에서 살고 있다하더라도 무늬만 인디언이란다. (순혈, 혼혈 논하는 것 자체도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인디언의 정통성을 생각하면서 글을 쓰는 것임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자의든 타의든 자신들의 땅에 침략해 온 사람들과 피를 섞어야 했던 인디언의 아픈 역사는 지금도 계속 되고 있는데 부유한 삶 대신 조상들의 땅을 간직하길 원했고, 따라서 그들은 미국의 극빈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인디언부족의 80%정도가 기초생활수급대상자이며, 도시에 나간 인디언들도 자리잡지못하고 다시 인디언마을로 되돌아온다고 한다.

 인디언보호구역에 카지노사업을 허가해주었다고 하지만 빛 좋은 개살구 일뿐, 오히려 그들은 도박과 알콜에 젖어 예전의 기상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리고 일하지않아도 돈을 받을수 있는 환경은 그들을 점점 무기력하게 만들고 있다.

이 때문에 가슴 한구석이 저리고 아프다. 광활한 대지를 달리며 살아갔던 민족이 불과 몇 백년만에 척박한 땅 몇 평에 갇혀 살아가고 있으니 병들고 다치는 건 너무나도 당연하지 않은가. 

 

                <1928년 미국 서커스단원과 함께 찍은 수우족의 모습> -야후 미국 검색

 

 

 영화는 존 던바의 심리적변화와 자아대화의 방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해나간다. 도저히 화합할 수 없는 "미개인"이었던 인디언들을 자신과 다르지 않은, 오히려 더 배울게 많은 "자신과 같은 사람"임을 깨닫게 되고 그와 인디언들은 서로 마음을 열어간다.

(이러한 과정은 늑대와 춤을 의 책에서 더 자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머리에 부는 바람은 미국 중위가 되었고, 존 던바는 인디언이 되었다>

 

 인디언과 존 던바의 화합의 과정과 이별은 그의 인디언 이름인 "늑대와 춤을" 이 고스란히 가지고 있다. 짐작했겠지만, 여기서 늑대는 곧 인디언들이다.

 늑대는 존 던바에게 다가와서 공존을 바라고 그들은 서로 친밀해지며 "내 슬픔을 등에지고 가는 자"(친구라는 뜻의 인디언 속담)가 된다. 하지만 늑대는 다른 백인들에게 죽고 만다. 인디언들의 운명처럼..

그렇더라하더라도 존 던바는 "인디언들과 춤을" 추었고, 계속 출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그 이름의 의미는 자못 의미심장하다.

(영화의 원래 제목이 "dances with wolves" 이다. "늑대들"이라는 복수명사가 쓰였다. 물론 일반적인 종류를 칭할때 복수명사로 쓰기도 하지만, 이는 인디언들을 의미하기 위해 쓰였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늑대와 춤을!!>

      

<늑대의 죽음...>

 

 

  "머리에 부는 바람"의 마지막 말은 우리 모두의 가슴을 찡하게 만든다..

 "늑대와 춤을!! 머리속의 바람이다.

 나는 당신의 친구이다. 당신도 항상 내 친구인가?"

 이러한 물음에 존 던바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못한다. 그는 벌써부터 그들의 친구였지만 다른 손님들은 그러하지 않을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를 인디언들의 죽음과 멸망으로 끝맺지 않음에 더욱 훌륭한 영화라 생각한다.

 사실 영화를 보는 내내 마지막부분에서 인디언들의 죽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 실제는 어떠하든지간에 조금이라도 그 잔혹한 역사를 눈으로 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렇게 끝맺음에 더욱 여운이 남는다..

 

            

                      

 

 인디언들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현명한 사람들이다. 그 수많은 명언들을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말이다. 자연과 하나되는 삶이 얼마나 중요한지, 더불어 사는 삶이 얼마나 아름다운 삶인지 그들은 이미 알고 있었으니까.

 

 "발로 차는 새"가 "존 던바"에게 모든 이들 심지어 적들도 인정하는 신성한 곳-즉 웅장하고 거대한 자연-을 안내하며 해주던 말이 생각난다.

 

             

 

 

 

                      "인생을 살아가는 데는 많은 길이 있지만,

                     가장 멋진 길은 참다운 인간으로 사는 거지.."

 

 다른이들은 인디언을 측은하게 여기고 동정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지만, 그들 스스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언젠가는 진보와 파괴만이 우월함의 상징하는 것이라 여기는 백인들도 결국에는 자연으로 돌아오게 될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최후에도 그들은 꿋꿋이 살아남아 처음에 그들이 그랬던 것처럼 낯선이들이 인디언들의 도움이 필요하게 될때, 그들은 기꺼이 그들을 도울 것이다...

 

 

 촬영 에피소드(홍성진 영화해설 中)

1. 영화에 등장하는 늑대는 두 마리가 사용되었는데, 한 마리는 우유빛으로 칠을 해야만 했다

2. 코스트너의 딸 애니(Annie Costner)는 여주인공 "주먹 쥐고 일어서"의 아역을 연기했는데, 그녀의 꿈 속 시퀀스에서 자신의 가족들을 죽인 포니(Pawnee)족에게서 도망치면서 양쪽 어깨로 좌우 돌아보며 뛰어간다. 원래는 케빈 코스트너가 오른쪽으로 돌아보라고 했는데 당시 고작 6살이었던 애니는 좌우 구분을 못해 그렇게 되었다고.

3. "주먹쥐고 일어서"와 "발로 차는 새"는 실제로 두살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4. 오프닝씬 중, 두 명의 의사가 존 던바(케빈 코스트너)를 검진하는데 테이블 위에 누운 사람은 케빈 코스트너의 대역이고, 두 의사 중에서 오른쪽이 케빈 코스트너였다.

5. 버팔로 한 마리가 인디언 소년에게 돌진하는 장면이 있는데, 실제로는 그 버팔로가 자신이 좋아하는 쿠키 더미를 향해 내달리는 것을 촬영하여 교묘하게 맞춘 것이다.

 

마치며..

 

 인디언이 아시아계통임을 밝힌 연구자료나 학설을 인용할 필요도 없이, 그들은 우리의 생활모습이나 사고방식이 너무도 많이 닮아있다. 심지어 외세에 의한 침략까지도.

 따라서 그들은 우리와 하나이며, 그들의 땅에 살고 있는 여러 인종들도 하나이다.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숨을 쉬고 살아있는 존재이며, 지구 또한 살아숨쉬는 존재이기때문에 모두가 하나라는 인식을 가지고 더불어 공존한다면 "발로 차는 새"의 말처럼 가장 참다운 인간의 삶을 살아가게 되지 않을까 한다.

 

"나는 당신의 친구이다. 당신은 항상 우리의 친구인가?"

"그래! 우리는 항상 친구이다!!"

 

덧대기: 주로 불리는 인디언이란 말을 사용했지만, 인디언(indian)이란 말은 네이티브 아메리칸(native American)이나 아메리카 대륙의 원래 주민 정도로 고쳐쓰는게 옳습니다. 그들의 땅에서 계속 살아온 아메리카대륙의 주인이었으니까요.

 

    <수우족의 전설적인 영웅 크레이지 호스(crazy horse-성난 말)>-야후미국 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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