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연예/영화 리뷰

[우스운게 딱! 좋아!][우스운 게 딱 좋아]를 보고(스포)

이태원프리덤@ 2022. 8. 3. 13:41













<우스운 게 딱! 좋아!>는 두 명의 감독이 만든 4편의 단편영화를 모은 작품입니다. 제목처럼 4편 모두 코미디에 기반을 하고 있는 작품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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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작품은 김현 감독이 연출한 <눈치돌기>입니다. 개인적으로 올해 초 영상자료원에서 본 기억이 있는데 다시 봐도 빵빵 터지는 코미디였습니다. 두 명의 대학생이 친구의 방에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갑니다. 그리고 나중에 다른 친구가 들어옵니다. 그런데 집주인 친구는 여친을 혼자 두고 잠깐 밖에 나갔다 온 상황인데 먼저 온 두 친구는 이를 모르고 들어온 것입니다. 이 상황에서 여친은 몰래 숨어 있었는데 사실 먼저 온 두 친구 중에 한 명이 거의 스토커 수준으로 이 여학생을 좋아하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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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명의 캐릭터들이 얽히고설킨 이 이야기는 단편이 주는 쾌감을 느끼게 하는 작품입니다. 한 공간(자취방)에서 조별과제를 준비하는 학생들이 보여주는 이 코미디는 나이로 서열이 가리는 상황이 오히려 역전되는 상황을 보여줌으로써 갈등과 여기서 발생하는 코미디를 제공합니다. 그리고 마무리도 깔끔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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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작품은 정혜연 감독이 연출한 <안녕 내 사랑>입니다. 전 남친에게 청첩장을 받은 여성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이 커플의 과거 달달했던 데이트 장면과 현재 결혼을 통보하는 남자의 모습을 교차하면서 이야기는 진행됩니다. 20~30대 커플에서 어쩌면 흔히 볼 수 있는 상황인데요. 영화감독을 꿈꾸는 남자는 돈이 많은 여성과의 결혼을 통해 안정된 조건에서 자신의 꿈을 펼쳐나가려고 합니다. 하지만 이 남성이 제대로 된 감독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가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커플이 깨진 것에 대한 책임이 전적으로 남자에게 있다고 볼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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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주인공의 매력이 터지는 작품입니다. 개인적으론 거의 올해의 발견 수준이었습니다. 신소연, 탁이온 이 두 배우는 사랑스러움과 뻔뻔함을 동시에 가지고 있었는데 사랑스러운 캐릭터와 함께 이야기에 잘 녹아있었습니다. 특히 여성 캐릭터는 정가영 감독 작품 속에 여성 캐릭터와는 또 다른 매력을 주더라고요. 앞으로 이 두 배우가 큰 영화에선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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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작품은 <떨어져 있어야 가족>(떨가족)입니다. 오프닝에서 <떨가족>이라고 나오기에 대마초가 소재(?)인 작품인가라는 착각을 했는데 줄임말이었습니다. 이 작품은 생일날 꼭 태어난 시간에 가족이 함께 사진을 찍는 세 명의 캐릭터를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큰 딸이 남동생과 엄마가 있는 집으로 향합니다. 코로나 시대에 맞게 동생은 누나의 방역을 철저히 시키고 집으로 입장(?)시킵니다. 사진을 찍는 시간은 1001분인데 큰 딸은 930분까지 글을 써 회사에 넘겨야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동생의 노트북으로 글을 생각을 했지만 동생은 전혀 빌려줄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누나는 데이트 어플이 이용해 동생을 집 밖으로 유인하고 그 시간에 글을 씁니다. 돌아온 동생은 누나의 계략인 것을 알고 싸움이 시작됩니다. 그리고 엄마 또한 모기 물린 딸의 팔에 약을 바르려는 상황에 맞지 않는 행동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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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배우의 연기 앙상블이 너무 좋은 작품입니다. 이미 독립영화계에선 슈퍼스타이자 상업영화에서도 꾸준히 모습을 보이고 있는 공민정 배우와 류경수 그리고 엄마 역의 정애화 배우는 얼마 전 개봉했던 <갈매기>의 주인공이었습니다. 짧은 단편에서 이들이 주고받는 티키타카는 대사에 리듬감을 주면서 큰 사건이 없는 이 이야기의 긴장감과 함께 코미디를 제공합니다. 하지만 배우의 힘뿐만 아니라 캐릭터를 잘 만든 연출자의 공도 분명히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첫 번째 작품인 <눈치돌기>의 연출자인 김현 감독의 작품이었는데 두 작품 모두 배우의 앙상블이 좋았던 단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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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작품은 <귀신 친구>라는 단편입니다. 이 작품은 <안녕 내 사랑>을 연출한 정혜연 감독의 작품입니다. 제목그대로 죽은 친구가 귀신으로 등장해 주인공에게 무언가를 부탁하는 내용의 작품입니다. 그 부탁은 조신한 이미지였던 친구가 거의 마니아급으로 딜도를 수집하고 즐기는(?) 인물인데 이것을 아빠가 모르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죽고 나서도 그것이 들킬까봐 주인공 소연은 친구의 아빠가 홀로 지내는 집으로 가서 그 임무를 수행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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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 또한 집이라는 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코미디입니다. 다른 조연배우, 특히 아빠 역의 조희봉 배우와 잠깐 등장하는 탁이온 배우의 신스틸도 흥미롭지만 거의 원맨쇼에 가까운 신소연 배우의 연기가 인상적인 작품이었습니다. 특히 전도사로 등장하는 탁이온 배우와의 장면은 엄청난 유머를 선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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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네 편의 코믹 단편들 모두가 꽤 훌륭한 유머를 선사합니다. 두 명의 감독들은 분명한 자기 색깔을 보여주고 있고요. 단편으로서도 좋은 작품들이었지만 좀 더 확장된 이야기로서 다시 한 번 꼭 만났으면 하는 두 연출자의 작품들이었습니다.